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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깨진 후에야 보이는 감정들, 내가 진짜 원했던 건 사랑이었을까

by milk-daddy 2025.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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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깨지고 나서야, 비로소 감정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너무 당연하게 여겼던 아내의 존재가 이제는 의문과 불안, 분노, 집착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나는 지금, 정말 아내를 사랑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무너진 자존감이 만든 소유욕에 빠져 있는 걸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참 오래 멍해졌다.


🔹 처음부터 우리는 사랑이었나

사랑이란, 내가 무언가를 줄 수 있을 때 생기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기뻐하는 걸 보면 나도 기쁘고, 힘들어하면 도와주고 싶고,
상대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먼저 안심시켜주는 게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나도 내 방식대로 아내를 사랑했다고 믿었다.
다만, 그 사랑이 아내에게는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걸,
지금에서야 생각해본다.

아내가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심지어 외박까지 하게 된 그 마음 속엔
내가 채워주지 못한 무언가가 있었을까?


🔹 '믿음'이라는 감정의 착각

나는 아내를 믿었기에 집착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괜히 간섭하면 답답해할까봐,
혹은 내가 그만큼 아내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느낄까봐,
애써 무관심한 척 했는지도 모른다.

믿음이란 감정은 사실,
내가 관계에서 느끼고 싶었던 ‘편안함’일 수도 있다.

그 믿음이 배신당한 지금,
내 감정은 더이상 편안하지 않다.
그래서 집착하게 된다.
내가 ‘알고 싶은 것’보다 ‘모르고 싶었던 것들’이
차례차례 눈앞에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사랑이 식어서 떠난 걸까, 내가 식은 걸까

아내가 떠났다는 현실보다 더 아픈 건,
내가 스스로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나는 정말 아내를 사랑했던 걸까?
아니면,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걸까?

그게 ‘사랑’이든 ‘외로움’이든,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는 말,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진짜로 원한 게 사랑이었다면,
왜 이렇게 아프고 왜 이렇게 버겁고 왜 이렇게 화가 날까?


🔹 이제는 나 자신을 마주해야 할 때

상대의 외도로 인한 배신감은,
자존심과 존재의 의미를 송두리째 흔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는 오히려 내 안의 진짜 감정을 보게 되었다.

  • 내가 아내에게 바랐던 건 단순한 애정이 아니었다.
  •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증명이었다.

그 증명이 사라진 지금,
나는 그것을 아내에게서 다시 얻고 싶어 집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회복은,
아내의 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내가 나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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